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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활동/애벌레편지

담쟁이덩굴 앞에서... 애벌레편지 담쟁이덩굴 앞에서 절벽처럼 먹먹한 등을 푸르게 두드리는 걸 보았다 덮을수록 드러나는 허물을 넉넉히 가려주는 걸 보았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오늘은, 서서 우는 빌딩을 어르는 천 개의 손을 보았다 너와 나 사이에, 나와 그 사이에 위선과 부끄러움과 외로움의 담이 자라도 까짓것 .. 더보기
꽃이 꽃 되게 한다 꽃이 꽃 되게 한다 제비꽃이 제비꽃 되게 하고 바람꽃이 바람꽃 되게 한다 태곳적 빛깔을 이슬에 비춰 꽃이 꽃 되게 한다 바람결에 꽃향을 안기며 꽃이 꽃 되게 한다 있어야 할 그 자리 그 시간에 피어 꽃이 꽃 되게 하는 완전한 자유! 사랑하며 상처 받으며 꽃이 꽃 되게 한다 꽃잎 던지우고 향기 비우.. 더보기
우물안 개구리... 세상을 꿈꾸다?! [ 우물안 개구리... 세상에 눈뜨다?! ] 어느날 우물 안 개구리가 무심코 눈을 들어 올려다 봅니다. 새삼스레 '아... 저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세상일까?' 궁금해 집니다. 뒷다리의 힘과 용기에 힘입어 세상을 향해 뛰어오르기로 합니다. 풀~쩍~쿵... 풀~쩍~쿵...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겨우 윗쪽 세상에 .. 더보기
단풍나무잎과 거위벌레3형제 푸들강아지를 어린 거위벌레 3형제가 이쁘게 다듬어 줍니다 처음에는 맛이 있어 잘 갉아먹지만 나뭇잎도 먹히는 것이 싫어 스스로 방어물질을 발산합니다 그래서 나뭇잎이 듬성듬성 구멍이 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지요 왠지 단풍나무잎의 모습은 그렇지 못합니다 너무도 작은 어린 거위벌레가 천천.. 더보기
처녀꽃나무의 비밀(명자나무) 처녀꽃나무의 비밀 풀빛 소매로 감추고 감추어도 두 볼 절로 붉은 걸 가릴 수 없다 경국의 자태를 지니고 있으나 초야에 숨어서 한숨처럼 피어난다 아서라, 섣부른 한량들아 꽃잎 속 비수 같은 가시를 보았느냐 절세가인이나 평생 시골 농부의 초옥을 지키는 생 울타리로 만족하니 염소도 도둑도 함부.. 더보기
시들수록 고개를 드는 하늘매발톱 하늘매발톱꽃의 각도가 제 각각입니다 고개 숙인 것, 정면을 향한 것,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있지요 왜 그럴까요? 결론을 말하면 꽃이 오래 될수록 고개를 드는 것입니다 즉, 시들어 가면서 앞을 바라보고 결국은 열매를 수직으로 세우게 됩니다 꽃을 자주 관찰하면 고개의 각도에 따라서 꽃 내부의 상.. 더보기
꿀풀과 꿀벌의 밀약^^ 꿀벌이 물구나무서기 꽃은 착지할 발판과 꿀샘의 위치를 적절히 설정하여 곤충을 유인합니다. 그래서 곤충이 꽃에 진입과 동시에 꿀을 쉽게 탐닉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꿀풀은 그렇지 않습니다. 꿀풀과의 용머리는 원통형의 꽃이삭 밑부분에 꿀샘이 있습니다. 그래서 꿀벌이 착지하여 물구나무서기.. 더보기
노루귀의 온도조절 너무나 춥습니다! 봄에 꽃을 피우는 풀들은 지금 쯤 다투어 피기 시작합니다. 걱정거리 하나 없는 아기들 처럼 청순해 보입니다. 숲속의 경쟁자들이 나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꽃을 피워야 하는 절박한 사정이 있는 것이지요. 숲속에서 높이 자란 나무들이 아직 잎을 내지 않아 봄볕이 그대로 쏟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