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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활동/숲 생태

[스크랩] 생물 다양성의 가치

생물다양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사람들은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산림이 물을 여과하여 정화시켜주거나 산소를 생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생물다양성이 주는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마구 이용하면서 훼손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가치 - 당연하게 생각하여 고마움을 몰라

또한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의미가 크다고 말은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따지고 들면 개념만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모호하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경제 체계에서는 시장에서 매매되는 가격으로 가치를 따지게 되는데, 생물다양성은 시장에서 매매되기도 전에 우리에게 중요하게 활용되거나, 어떤 것들은 시장에서 매매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제까지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이렇게 맑은 물은 땅 위와 땅 속의 생물다양성이 함께 만들어 낸 것이다. 생태계가 주는 서비스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가치가 있다.
그러나, 역으로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지 않으면 그 가치를 쉽게 인식하지 못하고 함부로 훼손하게 된다.

이제까지 인류 발전 역사를 보면, 경제발전을 할수록 생물다양성을 더 많이 훼손해왔다. 즉, 생물다양성이 인류의 경제발전을 낳는 어머니 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면서 경제발전을 추구해야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유엔환경계획(UNEP)이나 생물다양성 협약, 유럽연합,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 등에서는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 기관들이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 중

유엔환경계획이 2009년에 발간한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을 보면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생태계의 가치를 같이 묶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따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 그리고 생태계 서비스는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개념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물다양성이 훼손되면 인류의 행복과 안녕이 직접 의존하고 있는 생태계 서비스도 훼손된다. 이런 생물다양성은 우선 의식주의 재료를 제공하고, 의약품의 원료가 될 뿐만 아니라 공기와 물의 정화, 가뭄과 홍수 완화, 토양 형성 및 보전과 비옥도 재생산, 폐기물의 분해와 독성제거, 농작물과 자연식생의 꽃가루받이, 종자 전파, 양분 순환, 농업 및 인류의 병해충 제어, 생물다양성 유지, 해안침식방지, 자외선으로부터 보호, 기후 안정, 악기상 완화, 인간 정신의 지적 자극 및 미학적 아름다움 제공, 교육 효과, 생명공학의 재료를 제공하고, 심지어 고향의식과 문화적 다양성을 창출하는 가치를 지닌다.

세계자원연구소에서도 2005년 천년생태계평가(Millennium Ecosystem Assessment)에서 생물다양성은 직접적으로는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어하며 문화적 생태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간접적으로는 생태계 서비스를 유지함으로써, 인류의 안전, 좋은 삶을 위한 기본 재료, 건강, 건전한 사회관계, 그리고 선택과 행동의 자유 등 인류 행복과 안녕을 유지하는 다양한 구성요소에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생태관광과 휴양 등을 통하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가치 평가 기법이 발전함에 따라 생물다양성의 여러 가치를 알아내고 있지만, 생물다양성이 훼손됨에 따른 생태계 변화와 관련된 비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들거나 아예 돌이킬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돈으로 환산해본 삼림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 산림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를 평가한 결과, 수자원 함양 서비스 18조5천억 원, 정수 서비스 6조2천억 원, 토사유출방지 서비스 13조5천억 원, 토사붕괴방지 서비스 4조7천억 원, 대기정화 서비스 16조8천억 원, 산림휴양 11조7천억 원, 야생동물보호 1조8천억 원 등 모두 73조2천억 원으로 산림생산물 총액의 18배에 달하는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총생산액의 7%에 상당하는 가치로 국민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151만원에 달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좀 더 다양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하여 인공새집에 사는 박새의 해충구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인공새집 한 개가 일년 동안 약 48만 원어치의 효과가 있고, 제주도의 제비 10만 마리는 약 20억 원의 해충구제효과를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 삼성에버랜드에서는 펭귄 사육비용을 계산한 결과 1마리당 222만 4500원이 들지만, 경제적 효과는 737만 5000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생물다양성과 산림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 (산림청 2010)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는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Ecosystems and Biodiversity : TEEB)'이라는 연구 그룹에서는 열대림 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식량, 물, 원자재, 유전자원, 의약자원 등의 자원제공 서비스, 공기 정화, 기후조절, 수자원 조절, 폐기물 처리와 정수, 침식방지 등의 조절 서비스, 휴양과 관광기회를 제공하는 문화 서비스를 평가한 결과 10000㎡(1ha)당 평균 6,120달러, 최고로 많을 경우에는 16,362달러에 달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해보면 환율에 따라 다르나, 대략 평균 7백만 원, 최고 1900만 원이다. 우리 산림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는 1ha당 11,488,210원으로 열대림의 평균 보다는 많고 최고치보다는 작게 나타났다.

열대림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 (TEEB 2009, 단위 US $/ha/year, 2007년 기준)

생물 다양성의 가치 인식과 보전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아직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모두 평가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나 세계적으로 좀 더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평가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하겠지만, 이제 우리 산림도 세계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앞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신준환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숲을 연구하다가 기후변화가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면서 생물다양성 협약 국가 전문가를 지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산림생태과장, 산림환경부장, 산림보전부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전통생태지식과 관련된 연구에 깊이 빠져 있다. 저서로 <숲 속깊은 내 친구야>, 공저로 <자연의 향기 속으로> 등 10여권이 있다
출처 : 스타존
글쓴이 : Best of The Best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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